※ 이 글의 달러 금액은 1달러 ≈ 1,535원(2026년 6월 말 기준)으로 환산해 병기했습니다.
스탠리 드러켄밀러의 듀케인 패밀리 오피스(Duquesne Family Office)가 2026년 5월 SEC(미국 증권거래위원회)에 제출한 13F 보고서(2026년 3월 31일 기준)를 들여다봤습니다.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 규모는 약 33.8억 달러(약 5.2조원). 한때 조지 소로스와 함께 영국 파운드화를 무너뜨린 매크로 투자의 전설, 드러켄밀러의 장바구니입니다. 흥미롭게도 직전 글에서 본 워런 버핏과는 거의 모든 면에서 정반대예요 — 버핏이 구글을 3배로 늘릴 때, 드러켄밀러는 구글을 통째로 버렸거든요.
💡 13F란? 운용 규모가 큰 미국 기관투자자가 분기마다 보유 종목을 SEC에 공개하는 보고서입니다. 거대 투자자의 ‘장바구니’를 들여다보는 창구죠. 단, 분기말 보유만 보여줄 뿐 ‘언제 샀는지’는 알 수 없고, 콜옵션(상승 베팅)·풋옵션(하락 베팅) 같은 파생도 ‘보유’처럼 섞여 나와 방향을 잘 봐야 합니다.
■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누구?
1953년생 드러켄밀러는 1988년부터 소로스의 퀀텀 펀드 수석 운용역을 맡아, 1992년 영국 파운드화 공매도(영란은행을 굴복시킨 그 거래)를 실제로 주도한 인물입니다. 자신의 듀케인 캐피털은 1981년부터 2010년까지 약 30년간 연평균 30% 안팎의 수익을 손실 연도 없이 낸 것으로 알려져 있죠. 지금은 외부 자금을 돌려주고 자기 자본을 굴리는 패밀리 오피스(개인·가문 자산 운용사)로 운용합니다.
🎯 드러켄밀러의 원칙 — ‘확신이 들면 남들보다 크게, 틀렸다 싶으면 누구보다 빨리.’ 톱다운으로 큰 그림(매크로 경제)을 먼저 읽고 과감히 집중·회전하는 것이 30년을 이어온 그의 트레이드마크입니다.
■ 드러켄밀러의 Top 7 보유 종목
● 1위 나테라(NTRA) — 18.1%, 약 6.1억 달러 (약 9,405억원)
● 2위 인스메드(INSM) — 5.6%, 약 1.9억 달러 (약 2,898억원)
● 3위 TSMC(TSM) — 5.0%, 약 1.7억 달러 (약 2,569억원)
● 4위 브라질 ETF(EWZ) 콜옵션 — 4.8%, 약 1.6억 달러 (약 2,491억원) · 📈 상승 베팅
● 5위 S&P500 동일가중 ETF(RSP) 콜옵션 — 4.7%, 약 1.6억 달러 (약 2,419억원) · 📈 상승 베팅
● 6위 YPF(YPF) — 4.4%, 약 1.5억 달러 (약 2,296억원)
● 7위 브라질 ETF(EWZ) 현물 — 3.9%, 약 1.3억 달러 (약 2,025억원)

(▲ 포트폴리오 비중 차트 — 콜옵션은 주황으로 구분)
상위 7개를 합쳐도 전체의 약 47%입니다. 버핏(80%)·애크먼(98%)과 비교하면, 드러켄밀러는 훨씬 잘게 나눠 담는 스타일이죠. 1위 나테라(유전자·암 진단 기업)가 18%로 눈에 띄는데, 매크로 투자자의 최대 보유가 헬스케어 성장주라는 점이 이채롭습니다. 그리고 4·5위는 종목이 아니라 브라질·미국 지수에 건 콜옵션 — 한 나라, 한 시장의 ‘방향’에 베팅하는 매크로 투자자다운 자리입니다.
■ 2026년 1분기, 주목할 변화 3가지
① 반도체를 대거 사들였다 — 인텔(INTC)·마이크론(MU)·브로드컴(AVGO)·암(ARM)·시게이트(STX)·코히어런트(COHR) 등을 신규 매수했습니다. 기존 TSMC·ST마이크로까지 더하면, 이번 분기 그의 손은 반도체로 향했습니다.
② 구글(GOOGL)은 청산했다 — 버핏이 보유를 3배로 늘린 바로 그 알파벳을, 드러켄밀러는 이번 분기에 전량 정리했습니다. 같은 분기, 같은 종목을 두고 두 거장의 선택이 정반대였죠.
③ 콜옵션·신흥국 베팅 — 브라질(EWZ)·미국 동일가중 지수(RSP)에 콜옵션(상승 베팅)을 걸고, 아르헨티나(YPF)·동남아(SE) 등 신흥국에 폭넓게 걸쳤습니다. 한국 투자자에게 익숙한 쿠팡(CPNG)은 이번 분기 약 410만 주 줄였습니다.
| 구분 | 종목 | 내용 |
|---|---|---|
| 🆕 반도체 대거 신규 | 인텔·마이크론·브로드컴·암·시게이트… | AI 반도체 바스켓 |
| ❌ 전량 청산 | 구글(GOOGL) | 버핏과 정반대 |
| 📈 콜옵션(상승 베팅) | 브라질 ETF·S&P 동일가중 | 지수 방향에 베팅 |
| 🔻 축소 | 쿠팡(CPNG) | 약 -410만 주 |
이번 분기에만 신규 매수가 30종목, 청산이 22종목입니다. 버핏이 소수를 오래 들고 가는 것과 달리, 드러켄밀러는 끊임없이 갈아탑니다. 같은 ‘거장’이라는 단어로 묶이지만 운용 철학은 정반대인 셈이죠.
■ 그때(2026년 1분기), 시장은 무엇을 두려워했나?
드러켄밀러가 반도체를 쓸어담은 건 2026년 1분기(1~3월). 그 무렵 시장 한쪽엔 “AI 투자가 과열 아니냐”는 공포가, 다른 쪽엔 “그래도 AI는 간다”는 탐욕이 팽팽했습니다. 바로 그 갈림길에서 매크로 대가는 — 한 종목에 몰지 않고 인텔·마이크론·브로드컴·암을 고루 담는 길을 택했습니다. “누가 이길지는 몰라도 판은 커진다”에 건, 그다운 분산 베팅이었죠. 동시에 구글은 미련 없이 버렸고요.
■ 그래서 지금(2026년 6월)은?
그 사이 시장은 더 올랐습니다. 2026년 6월 미국 증시는 AI 붐을 타고 사상 최고치 부근, S&P500은 9주 연속 오르며 2023년 이후 최장 랠리를 이어갔죠. 결과만 보면 그의 반도체 바스켓은 AI 인프라 랠리와 정확히 맞물렸습니다. 다만 이는 결과론적 해석이며, 3월의 선택이 6월을 예측한 것은 아닙니다.
■ 낙관과 공포 — 반도체 대거 매수, 두 시나리오
같은 ‘반도체 쓸어담기’를 두고, 정반대의 두 이야기가 가능합니다.
😇 낙관 시나리오 · IF 천사
AI 시대에 반도체는 전기·도로 같은 필수 인프라다. 드러켄밀러는 승자 한둘에 몰지 않고 인텔·마이크론·브로드컴·암·TSMC까지 판 전체를 샀다 — 매크로 대가다운 분산이다. (사업) 만약 그가 1분기 반도체가 잠시 흔들리던 그때 담았다면, 슈퍼사이클 초입을 저점에서 선취한 셈이다. (타이밍) AI 자본지출이 늘수록 반도체 수요는 구조적으로 커진다. (거시)😈 공포 시나리오 · IF 악마
반도체는 경기민감의 끝판왕이다. 호황 끝물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, 가장 깊게 빠진다. (리스크) 만약 그가 1분기 이미 다 오른 뒤에 올라탔다면 — 분산도 소용없이 고점 추격이 된다. (타이밍) AI 열기가 식는 순간, ‘판 전체’를 산 베팅은 판 전체와 함께 무너진다. 회전 빠른 드러켄밀러조차 그땐 빠져나올 틈이 좁다. (거시)글쓴이 균형 — 13F는 그가 반도체를 언제 담았는지 알려주지 않습니다. 슈퍼사이클 초입의 선취였는지, 호황 끝물의 추격이었는지 — 매크로 대가의 베팅도 결국 시간이 채점합니다.
📊 지금 이 거시 흐름에서, 드러켄밀러의 선택은?
2026년 미국 증시를 떠받치는 엔진은 AI 자본지출(capex) 붐입니다. 빅테크가 데이터센터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, 그 수혜가 반도체로 흘러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해 왔죠. 드러켄밀러의 반도체 바스켓은 이 엔진에 정면으로 올라탄 선택입니다. 버핏이 ‘검증된 현금흐름(구글)’ 한 곳을 고른 것과 달리, 드러켄밀러는 ‘누가 이길지 모르니 인프라를 통째로’ 산 셈이고요. 같은 AI 시대를 두고 두 거장이 정반대로 갈립니다.
글쓴이 한마디 — 어제 정리한 버핏 옆에 드러켄밀러를 나란히 놓으니 더 선명합니다. 한쪽은 구글에 집중하고, 다른 쪽은 구글을 비운 채 반도체에 분산했죠. 거장을 ‘따라 사기’가 위험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— 정작 거장들끼리도 정반대니까요. (이어지는 마이클 버리는 아예 AI에 공매도를 겁니다.)
ℹ️ 출처 및 유의사항
· 포트폴리오: SEC EDGAR 13F-HR (듀케인 패밀리 오피스, 2026년 5월 제출 · 2026년 3월 31일 기준)
· 시장 동향: 2026년 6월 미국 증시 보도(CNBC 등) / 환율: 1달러 ≈ 1,535원(2026년 6월 말)
· 13F는 분기말 후 최대 45일 내 공시되며 보유 현황만 보여줄 뿐 매수 시점·단가는 알 수 없고, 콜옵션(상승 베팅)이 포함됩니다. 낙관·공포 시나리오는 가정에 따른 해석이며, 본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고 투자 자문이 아닙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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